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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음악을 넣은 이유

읽는 일이 점점 조각나고 빨라지는 흐름 속에서, 한 편을 끝까지 머물러 읽는 시간을 지키고 싶어 배경 음악이라는 작은 장치를 두었습니다.

WAVERO EDITORIAL6분 읽기댓글 0

사이트에 배경 음악이 있다고 하면, 대개 분위기를 위한 장식으로 여깁니다. 감성적인 인상을 주려고 소리를 깔았겠거니 합니다. 먼저 이 오해부터 내려두려 합니다. 우리가 음악을 넣은 것은 꾸미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이유는 읽는 방식에 있습니다. 요즘 글을 읽는 일은 점점 조각나고 빨라집니다. 한 편을 처음부터 끝까지 머물러 읽기보다, 여러 창을 오가며 필요한 부분만 훑고 지나갑니다. 이 흐름 자체를 탓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이 매체가 쓰는 글은 그렇게 훑고 지나가기보다 한 편에 머물러 읽을 때 값을 합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장식이 아니라 머무는 시간을 지키는 장치였습니다. 배경 음악은 그 장치로 골랐습니다. 왜 하필 음악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두었는지가 이 글에서 밝히려는 것입니다.

머무는 시간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지키고 싶었던 것은 정확히 한 편에 머무는 시간입니다.

글은 한 편이 하나의 흐름을 갖습니다. 앞의 문장이 뒤의 문장을 준비하고, 그 연결을 따라가야 글이 하려던 말이 온전히 전해집니다. 조각내어 읽으면 이 연결이 끊깁니다. 정보는 얻을 수 있어도, 한 편이 만들어내는 흐름은 놓치게 됩니다.

음악은 이 흐름을 지키는 데 어울리는 성질을 가졌습니다. 음악은 시간을 따라 흐르고, 그 흐름은 듣는 사람을 그 자리에 붙잡아둡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동안에는 다른 창으로 옮겨가는 발걸음이 조금 느려지고, 그 느려진 만큼 글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납니다. 크게 붙잡는 것이 아니라, 떠나려는 속도를 조금 늦추는 정도입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음악으로 하려는 것하려 하지 않는 것
머무는 시간을 조금 늘림분위기를 화려하게 꾸밈
떠나는 속도를 늦춤억지로 붙잡아 둠
읽기의 흐름을 돕는다읽기를 방해한다

표의 왼쪽이 웨이브로가 의도한 것이고, 오른쪽은 피하려 한 것입니다. 음악이 오른쪽으로 넘어가는 순간, 그것은 장치가 아니라 방해가 됩니다.

그래서 기본은 꺼짐입니다

여기서 이 장치의 가장 중요한 결정이 나옵니다. 배경 음악은 기본이 꺼짐입니다. 페이지에 들어와도 소리는 나지 않고, 원하는 사람이 직접 켜야 흐릅니다.

이유는 분명합니다. 소리는 요청하지 않았을 때 나오면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글을 읽으러 온 사람에게 묻지도 않고 음악을 트는 것은, 머무는 시간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사람을 쫓아내는 일입니다. 조용히 읽고 싶은 사람, 이미 다른 소리를 듣고 있는 사람, 소리를 낼 수 없는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갑작스러운 음악은 그 자체로 떠날 이유가 됩니다.

그래서 음악은 켜는 사람의 선택으로만 흐릅니다. 머무는 데 음악이 도움이 되는 사람은 켜고, 필요 없는 사람은 켜지 않으면 됩니다. 머무는 시간을 지키려고 넣은 장치가 누군가를 쫓아내면 안 되니, 그 판단을 읽는 사람에게 넘긴 것입니다.

note: 지키려는 것과 강요하는 것은 다릅니다

머무는 시간을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소리를 강요하는 것으로 이어지면 안 됩니다. 지키는 것은 자리를 마련해 두는 일이고, 강요하는 것은 그 자리에 억지로 앉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자리만 마련하고, 앉을지는 읽는 사람이 정하게 두었습니다.

켜지 않아도 글은 온전합니다

마지막으로 분명히 해둘 것이 있습니다. 배경 음악은 이 매체의 글에 없어도 되는 것입니다. 켜지 않아도 글은 온전합니다.

이것은 물러선 말이 아니라 의도한 설계입니다. 음악이 있어야만 글이 제대로 읽힌다면, 그것은 글이 스스로 서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글은 소리 없이도 온전히 서야 하고, 음악은 그 위에 원하는 사람이 얹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음악은 글의 일부가 아니라, 글 곁에 놓인 선택지입니다.

이 순서가 중요합니다. 먼저 소리 없이 온전한 글이 있고, 그다음에 머무는 데 도움이 되는 음악이 있습니다. 음악을 켜는 사람에게는 머무는 시간을 돕는 장치가 되고, 켜지 않는 사람에게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어느 쪽이든 글은 제 할 일을 합니다. 배경 음악을 넣은 이유는 글을 음악에 기대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머물고 싶은 사람에게 머물 자리를 하나 더 내어주려는 것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왜 자동으로 재생되지 않습니까

요청하지 않은 소리는 방해가 되기 때문입니다. 머무는 시간을 지키려고 넣은 장치가 갑작스러운 소리로 사람을 쫓아내면 안 되니, 켜는 것을 읽는 사람의 선택으로 두었습니다.

음악을 켜지 않으면 손해입니까

아닙니다. 글은 소리 없이도 온전하도록 썼습니다. 음악은 머무는 데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선택지일 뿐, 켜지 않아도 글이 하려던 말은 그대로 전해집니다.

왜 음악이었습니까, 다른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

음악이 시간을 따라 흐르며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머무는 시간을 지키는 데는 이 성질이 어울린다고 봤습니다. 다른 방법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고, 지금 고른 것이 음악일 뿐입니다.

직접 만든 음원을 신청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다만 그 부분은 이 글의 주제인 "왜 넣었는가"와는 다른 이야기라 길게 짚지 않겠습니다. 공유하고 싶은 곡이 있다면 접수해 주시기 바랍니다.

남는 이야기

배경 음악을 넣은 이유는 결국 하나입니다. 읽기가 빨라지고 조각나는 흐름 속에서, 한 편에 머물러 읽는 시간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 시간을 강요할 수는 없으니 자리만 마련해 두고, 켤지 말지는 읽는 사람에게 넘겼습니다. 켜는 사람에게는 머무는 데 보탬이 되고, 켜지 않는 사람에게는 없는 것과 같은 것, 그 정도의 장치로 두려 합니다.

출처

이 글은 관측을 정리한 글이라 외부 인용을 넣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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